스페인 선수 아드리안 오태기가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 볼보 차이나 오픈에서 역전 끝 우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는 날씨 문제로 대회 일정이 하루 밀리면서 최종 54홀로 축소 진행됐다.
한국시간 지난 5일 중국 선전 히든 그레이스 골프 클럽(파72)에서 치러진 3라운드이자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냈다. 그는 최종 합계 18언더파 198타를 만들며 전날보다 3계단 순위를 끌어올렸고, 2위 귀도 미글리오치(이탈리아)를 총 1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오태기는 이날 라운드를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전날 선두였던 세바스티안 쇠데르베리(스웨덴)에게 5타 뒤져 있었다. 쇠데르베리는 3라운드에서 중간 합계 16언더파를 만들며 2위 폴 워링(잉글랜드)에게도 3타 앞선 상황이었다.
그러나 막판 기량이 떨어진 쇠데르베리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실수를 거듭했다. 버디 4개에 보기 1개, 18번 홀 이글까지 더해 간신히 파를 만들며 자존심을 구겼다. 쇠데르베리는 결국 두 계단 떨어진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오태기는 이로써 DP 월드투어 통산 5승을 달성했다. 그가 이번 대회 전 마지막으로 우승한 건 지난 2022년 안달루시아 마스터스에서였다. 그 이후로는 컷 탈락을 거듭하는 등 기량이 영 들쑥날쑥했다. 지난해 5월 KLM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좀처럼 우승의 문은 다시 열리지 않는 듯했다.
이번 시즌에도 오태기에게 쏠리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요버그 오픈에서 컷 탈락한 데 이어 1월 라스 알 카이마 챔피언십에서도 컷오프의 벽을 넘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오태기는 지난 2월 말 케냐 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다시금 가능성을 시사했고, 지난달 인디언 오픈과 ISPS 한다 챔피언십에선 각각 공동 26위, 공동 30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무대와 호흡을 맞춰 왔다.
마지막 라운드에선 남아공 선수 브랜든 스톤의 역전도 돋보였다. DP 월드투어 타이틀 3개를 들고 있는 스톤은 기량 부진으로 한동안 챌린지 투어로 밀려났지만, 이번 시즌 다시 DP 월드투어에서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스톤은 이번 대회 첫날 74타로 출발하며 컷 탈락이 우려됐지만 둘째 날 64타를 적어냈고, 셋째 날 버디 8개와 이글 1개, 보기 2개를 묶어 다시 8타를 줄이면서 전날보다 18계단 오른 7위로 마감했다. 8언더파 64타는 3라운드 기준 전체 선수들 가운데 최저타다.
DP 월드투어는 현지시간 오는 16일 치러지는 남자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US 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한 주 쉬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