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강력한 5강 후보로 떠올랐던 한화가 개막 약 한 달여 만에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3월 한 달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한화는 개막 직후 7연승을 내달리며 선두 자리를 꿰찼다. 3월 중순이 넘어 개막한 만큼 경기 수는 많지 않았지만, 승률이 무려 0.875(7승 1패)에 달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한화의 경기력은 4월 입성과 동시에 수직으로 하락했고, 4월 승률은 0.261(6승 17패)까지 급락했다.
상수 요인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은 것이 하락세의 주원인이 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친정팀 한화에 합류하면서, 상위권을 노려볼 수 있는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선발진 전반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1선발 역할을 기대했던 류현진은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2승 3패 ERA 5.2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외국인 투수 페냐도 4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하고, 지난 시즌 신인왕 문동주도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며 2군행을 통보받았다.
시즌 개막 이후 준수한 피칭을 이어가던 김민우는 토미존 수술로 이번 시즌을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사실상 한화 선발진 중 제 역할을 해내고 있는 선수는 산체스가 유일하다. 산체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5선발 로테이션의 약점으로 언급되기도 했지만, 우려와 달리 ERA 2.39를 기록하며 홀로 흔들리는 선발진을 지탱하고 있다.
불펜 불안도 심각하다. 한화의 3월 불펜 방어율은 ERA 4.03으로 상당히 안정적인 수준이었으나, 4월에는 ERA 5.18, 5월 들어서는 ERA 7.13까지 치솟았다. 중간 계투로서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줘야 하는 김범수, 박상원, 장시환이 불안한 모습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좀처럼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타격감도 문제다. 노시환-안치홍-채은성 등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타자진의 타격감이 침체한 상황에서 한화의 팀 타율은 리그 최하위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한화는 지난 4월 27일 강동우 퓨처스 타격 코치를 1군 타격 코치로 등록해 변화를 주기도 했지만, 교체 직후 반짝 타격감이 되살아난 이후 타선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여전히 팀 타율(AVG 0.252) 부문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계속되는 부진으로 최원호 감독의 책임론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한화는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와의 주중 3연전을 치른다. 한화가 최하위 롯데를 상대로 부진을 털어내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