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오재원 마약 리스크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를 대리 처방받아 오재원에게 건넨 두산 구단의 현역 선수·팀 관계자가 '자진 신고'한 8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두산 베어스 구단에서 자체로 확인해 명단을 통보한 8명과 이외 전·현직 선수 5명 등 13명의 조사를 마무리했다"며 "13명은 대리처방 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이어 “1차로 우리가 확인하고 싶었던 13명의 조사를 마쳤다. 이 부분은 결정을 앞두고 있다"며 "혹시 더 나오는 것이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구체적인 단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두산 측에서 확인한 것이 8명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그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 합리적인 의심이다"고 전했다.
오재원은 지난 3월 9일 지인의 신고로 인해 마약 혐의를 받고 한 차례 조사를 받았는데,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귀가했다. 그러나 경찰의 조사 과정에서 오재원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가 발견되면서 체포됐고, 서울중앙지법은 21일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1년 동안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했다. 지난해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0.4g의 필로폰을 보관한 혐의를 받았다.
2007년부터 2022년까지 두산에서만 뛰고 은퇴한 오재원은 현재 마약 사범으로 조사받고 있다. 오재원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필로폰 수수 등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천242정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으며, 대리 처방받은 수면제를 오재원에게 전달한 혐의로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13명도 조사받았다. 이들 중 8명이 두산의 현역 선수로 밝혀지면서 두산 구단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이미 오재원의 범법 행위로 큰 타격을 입은 두산으로서는 '대리처방에 연루된 선수와 관계자'가 자진 신고한 8명에 그쳐야 그나마 근심을 덜 수 있다. 또한 오재원은 부탁을 거절한 후배들을 따로 불러 정강이를 때리는 등 강요를 통해 어쩔 수 없이 대리 처방을 받았다. 이에 경찰은 "위력에 의해 할 수 없이 (대리 처방을) 해줬다면 최종적인 판단에서 참고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오재원은 16시즌 동안 두산에서만 뛰고 은퇴를 했다. 1군 1천57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 64홈런, 521타점, 678득점, 289도루를 올렸다. 두산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3차례(2015, 2016, 2019년)의 우승을 하는 동안 팀의 군기반장 역할을 했고, 2015년과 2019년에는 주장 완장을 차고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오재원은 현역 시절에도 잦은 물의를 일으켰지만 은퇴 이후 그의 이름이 뉴스에 더 오르내리고 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리안 특급(박찬호)을 매우 싫어한다"며 "전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 응원했던 마음을, 그 감사함을 모르는 것 같다. 박찬호가 해설하면서 바보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것에 관한 책임은 지지 않았다”며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