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캔터(잉글랜드)가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 유러피언 오픈에서 우승했다. 서른네 살 캔터의 첫 DP 월드투어 우승이다.
캔터는 한국시간 지난 2일 밤 독일 함부르크 그린 이글 골프 코스 노스 코스(파73)에서 치러진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그는 이날 후반 2홀까지 파를 유지하는 데 그치며 잠시 주춤했지만, 파5 15번 홀과 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후발주자들과의 거리를 벌렸다. 파3 17번 홀에서 보기를 더하며 다시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캔터는 마지막 홀을 파로 마무리하며 선방했다. 그는 이로써 최종 합계 13언더파 279타를 만들며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1989년생인 캔터는 지난 2011년 프로로 전향했다. 이후 DP 월드투어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등 전 세계를 돌며 200여 차례 토너먼트에 출전했지만 좀처럼 우승컵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이후 LIV 골프로 이적하기도 했지만 스무 경기를 치른 뒤 다시 DP 월드투어로 돌아왔다.
올 시즌 들어선 부쩍 기세가 좋았는데, 우선 지난해 12월 ISPS 한다 호주 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같은 달 중순엔 모리셔스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다시금 눈길을 끌었고, 지난달 말 수달 오픈에서 공동 7위에 오르며 첫승 가능성을 대폭 끌어올린 상황이었다.
캔터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 정말 힘들었고, 너무 원했던 일이라 지금 이성적으로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대회들에서 준우승만 6차례 차지하며 여러 번 아쉬움을 삼켰던 바 있다.
공동 준우승은 베른트 비스베르거(오스트리아)와 트리스톤 로렌스(남아공)에게 돌아갔다. 두 사람은 각각 11언더파 281타를 만들었다. 특히 로렌스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몰아치며 막판 순위를 12계단 끌어올렸다.
이어서 니클라스 노르가르드(덴마크)와 줄리앙 게리어(프랑스)가 10언더파로 나란히 공동 4위에 자리했다.
재불 교포 고정원의 막판 스퍼트도 빛났다. 고정원은 마지막 날 첫 홀 보기로 출발했지만 이어진 구간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더하며 전날보다 28계단 오른 공동 34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