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세계 3위)가 프랑스오픈 정상에 오르며 새로운 테니스 역사를 썼다.
21세의 알카라스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세계 4위)를 4시간 19분간의 진땀승부 끝에 3-2(6-3 2-6 5-7 6-1 6-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1세트 초반 알카라스는 즈베레프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이어 2번의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1세트를 가뿐히 가져갔다. 하지만 2, 3세트에서 즈베레프가 첫 서비스 성공률을 70%대로 높이며 안정적인 서비스 게임을 구사, 총 4번의 브레이크를 성공시켜 세트스코어 2-1로 리드했다.
3세트에서 알카라스는 5-2까지 앞서가다 뒤늦게 흔들리며 석연찮게 5게임을 내리 내주고 말았다. 알카라스는 코트 표면에 대해 심판에게 항의하는 등 일시적으로 주춤했다.
하지만 4세트 이후 알카라스는 다시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경기를 완벽히 리드했다. 4, 5세트에서 단 한 차례도 서비스 게임을 내주지 않은 알카라스가 상대의 브레이크 기회를 모조리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그는 생애 첫 프랑스오픈 우승과 함께 개인 통산 3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앞서 2022년 US오픈과 지난해 윔블던에서도 우승컵을 차지한 바 있다.
무엇보다 알카라스는 역대 최연소로 하드코트, 잔디코트, 클레이코트 메이저 단식 결승에 모두 올라 우승하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프랑스오픈은 4대 메이저 중 유일한 클레이코트 대회다.
이에 따라 호주오픈 정복만을 남겨둔 알카라스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한발 다가섰다. 남자테니스 '빅3'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라파엘 나달(스페인), 로저 페더러(스위스, 은퇴) 이외 선수가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2015년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서 디펜딩챔피언 조코비치는 8강전을 앞두고 무릎부상으로 기권했고, 나달 역시 1회전에서 즈베레프에게 패했다. 페더러는 이미 2022년 은퇴했다. 결과적으로 20년 만에 처음으로 빅3 전원이 결석한 프랑스오픈 결승전이 열리게 됐다.
초반 기선을 제압한 알카라스였지만 즈베레프가 2, 3세트에서 맹공을 퍼부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알카라스는 4, 5세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기력으로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준우승자 즈베레프는 5세트에서만 무려 5번의 브레이크 기회를 잡았지만 이를 모두 살리지 못하며 아쉽게 우승 기회를 날렸다. 그는 이제까지 6번의 그랜드슬램 결승에 오른 데 그쳤을 뿐 아직 우승은 쓰지 못했다.
정상을 휩쓴 알카라스는 올해 윔블던과 US오픈에서도 정상을 노리겠지만, 무엇보다 내년 호주오픈이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호주오픈 제패 시 그는 메이저 그랜드슬램 전 종목을 제패하는 위업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