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33년 만에 아마추어 신분 우승자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스무 살 미국 선수 닉 던랩이다.
던랩은 한국시간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PGA 웨스트 피트 다이 스타디움(파72)에서 마무리된 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최종 합계 29언더파를 만들며 생애 첫 PGA 투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그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2타를 줄였고, 2위 크리스티안 베주이덴호우트(남아공)를 1타 차로 누르고 정상을 지켰다.
던랩은 앞서 라 킨타 코스에서 치른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10개, 이글 1개를 몰아치며 12언더파를 적어냈고, 3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서며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최종 라운드 18번 홀에서 던랩이 6피트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 지은 순간, PGA 투어엔 새 역사가 쓰였다. 아마추어가 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건 1991년 필 미켈슨 이후 처음이다.
미켈슨은 앞서 소셜미디어에서 “던랩은 호주 교포 이민우, 스웨덴 선수 루드비히 아버그 등과 함께 내가 본 최고의 재능 있는 선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던랩은 앨라배마 주립대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아마추어계에선 이미 이름을 널리 알렸는데, 지난해 US 주니어 아마추어와 US 아마추어에서 각각 타이틀을 따내며 화제를 모았다. 두 대회를 모두 석권한 뒤 PGA 투어에서도 우승한 선수는 타이거 우즈에 이어 던랩이 두 번째다.
그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이런 경험을 하는 게 너무나 근사하다”며 “(경기 시작 전날인) 지난 수요일 밤 내가 마지막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대회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를 비롯해 5위 젠더 슈펠레, 6위 패트릭 캔틀레이, 10위 윈덤 클라크 등 굵직굵직한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 상황이었다.
셰플러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순위를 22계단 끌어올리며 공동 17위에 올랐고, 슈펠레는 던랩에 2타 밀리며 공동 3위에 자리했다.
한편 이번 주 타이틀 방어를 노렸던 한국 선수 김시우는 전날보다 20계단 하락해 공동 25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시우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1오버파를 적어내며 아쉬움을 남겼다.
둘째 날 순위를 공동 3위까지 끌어올리며 기대를 모았던 이경훈도 공동 25위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