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선수 마르셀 심이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 이탈리안 오픈에서 우승했다. 최근 부상을 회복하고 잔디로 돌아온 심은 플레이오프전 끝에 우승을 거머쥐며 DP 월드투어 개인 통산 6승을 달성했다.
한국 시각 지난 30일 밤 이탈리아 라벤나 아드리아틱 골프 클럽 체르비아(파71)에서 마무리된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심은 간신히 파를 만들었다.
아웃코스 9홀에선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몰아치며 순항하는 듯했지만 후반 들어 보기 4개를 추가하며 기껏 줄인 타수를 다시 늘렸다. 심은 마지막 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간신히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를 만들었다.
전날에 이어 선두를 유지하긴 했지만 우승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이날 보기 프리 라운드로 6언더파를 쳐낸 톰 매키빈(북아일랜드)이 순위를 34계단 끌어올리며 심과 동률이 됐고,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파4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선 매키빈이 파를 기록하는 심이 재차 버디 퍼트를 잡아내면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마흔세 살, 한국 나이 마흔다섯 살 심이 1년 4개월 만에 부활한 순간이었다.
심이 DP 월드투어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건 지난해 2월 인디언 오픈에서였다. 당시에도 8년 3개월 만에 거둔 5번째 우승이었다.
그는 이번 시즌 한동안 고군분투했다. 지난해 12월 모리셔스 오픈에선 공동 16위에 올랐지만, 이후로는 한 번도 톱20에 들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 앞서 치른 지난 3개 대회에선 두 차례 컷 탈락하기도 했다. 부상 여파가 컸다. 이번 이탈리안 오픈은 그가 지난 2월 고관절 수술을 받은 뒤 고작 네 번째로 치른 대회였다.
심은 대회 마무리 직후 인터뷰에서 “18번 홀 마지막 퍼트는 내 골프 역사상 가장 짜릿한 순간이었고, 그걸 연장전에서 다시 해낸 건 정말 환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우승으로 심은 레이스 투 두바이 랭킹 30위권대로 진입할 전망이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그는 126위에 머물러 있었다. 준우승을 차지한 매키빈 역시 20위에서 8위로 순위가 대폭 오를 예정이다.
한편 두 사람에 이어 공동 3위엔 야닉 더 브루인(독일)과 션 크로커(미국)가 각각 최종 합계 9언더파로 이름을 올렸다. 공동 5위엔 앙투안 로즈너(프랑스)와 슈반카 샤르마(일본), 안드레아 파반(이탈리아) 등 5명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