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알카라스(21, 스페인)가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테니스 새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14일(한국 시각)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알카라스는 노박 조코비치(37, 세르비아)를 세트 스코어 6-2, 6-2, 7-6(4)으로 완파했다.
지난해 5세트 접전 끝에 조코비치를 꺾고 첫 윔블던 우승을 차지했던 알카라스는 이번에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단 한 번의 브레이크도 허용하지 않은 완벽한 경기였다. 84%의 높은 첫 서브 득점률과 42개의 위너를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이번 우승으로 알카라스는 여러 기록을 세웠다. 22세가 되기 전 통산 4개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역대 네 번째 선수가 되었으며, 프랑스오픈에 이어 한 해 그랜드슬램 2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커리어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프로 시대(1968년 이후)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연달아 제패한 여섯 번째 선수가 되었다.
반면, 37세의 조코비치는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8회 최다 우승 기록 타이와 역대 최다 그랜드슬램 25승 달성에 도전했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약 한 달 전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은 영향으로 체력적인 한계를 보였다. 조코비치는 네트 플레이를 자주 시도하며 랠리를 짧게 가져가려 했지만, 알카라스의 강력한 패싱샷에 번번이 무너졌다.
경기 후 알카라스는 "꿈이 이루어졌다. 11~12살 때 인터뷰에서 윔블던 우승이 꿈이라고 말했는데, 그 꿈을 이뤘다"며 감격스러워하며, "롤랑가로스와 윔블던을 연달아 제패한 선수들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코비치는 "알카라스가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그는 오늘 모든 면에서 뛰어났고, 당연히 우승할 자격이 있다"라고 했다.
이번 우승으로 알카라스는 세계 랭킹 포인트에서 현재 세계 랭킹 1위 야닉 시너(이탈리아)와의 격차를 250포인트로 좁혔다. 하반기 세계 1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은 스페인에 더욱 특별한 날이었다. 알카라스의 윔블던 우승에 이어 스페인 축구 대표팀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결승에서 잉글랜드를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알카라스는 경기 후 "가족, 코치진과 함께 축구 결승을 볼 것"이라며 "나는 임무를 마쳤다. 스페인 축구대표팀도 나처럼 해내길 바란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2008년 라파엘 나달의 윔블던 우승과 스페인 축구 대표팀의 유로 우승, 2010년 나달의 두 번째 윔블던 우승과 월드컵 우승을 연상케 했다. 알카라스와 스페인 축구대표팀은 자국민들에게 '완벽한 일요일'을 선물했다.
알카라스의 눈부신 활약으로 테니스계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빅3' 시대를 넘어 '알카라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다. 앞으로 알카라스가 어떤 새로운 역사를 쓸지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