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악의 팀으로 기록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 시각 2일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0-2로 패하며 시즌 107패째를 기록했다. 이는 1970년 구단 최다 패배 기록인 106패를 넘어선 수치로, 54년 만에 불명예스러운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화이트삭스는 이날 7회 말 2사 1루에서 개빈 시츠의 안타로 1·3루의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미겔 바르가스의 뜬공으로 무산되며 득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이날 경기에서도 2안타에 그치는 빈약한 타선이 문제였고, 좌완 선발 개럿 크로셰가 7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아메리칸리그 타이기록을 세웠지만, 팀을 패배에서 구해내지 못했다.
화이트삭스는 현재 승률 0.225로 메이저리그 최저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현대 야구 시대(1901년 이후) 이래 최저 승률 기록인 1916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의 0.235(36승 117패)를 넘어서는 수치다. 또한, 1962년 뉴욕 메츠가 세운 한 시즌 최다 패배 기록인 120패를 넘어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화이트삭스는 남은 24경기에서 최소 11승을 거둬야 최다 패배 기록을 피할 수 있으나, 현재 추세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화이트삭스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4승 36패의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으며, 시즌 중 세 번의 10연패를 기록했다. 1965년 뉴욕 메츠 이후 한 시즌에 세 차례 이상 10연패를 기록한 팀은 화이트삭스가 처음이다. 이와 같은 부진 속에서 21연패에 빠졌던 화이트삭스는 페드로 그리폴 감독을 경질하고, 그레이디 사이즈모어를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했지만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이즈모어 감독대행은 경기 후 “우리는 더 나은 야구를 하려고 날마다 싸우고 있을 뿐이다. 내 메시지는 여기에 와서 계속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화이트삭스의 부진은 1962년 메츠와의 비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당시 메츠는 창단 첫해의 약한 전력으로 120패를 기록했으나, 7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어메이징 메츠’로 거듭났다. 하지만 현재 화이트삭스는 창단 초기의 약점이 아닌, 긴 역사와 경험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어 팬들의 실망이 더욱 크다.
화이트삭스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악의 시즌을 피하기 위해서는 남은 경기에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반전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부진한 상황에서는 그 싸움이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