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원주 DB가 최하위 서울 삼성 잡고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DB는 3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35점 차(108-73)로 대승했다.
이로써 시즌 28승(9패)째 거둔 DB는 같은 날 고양 소노를 꺾고 서울 SK와 나란히 공동 2위로 올라선 창원 LG(이상 23승 13패)와 격차를 4.5경기로 벌린 채 도망갔다.
디드릭 로슨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최근 부진에 빠지며 DB 김주성 감독의 근심 대상이었던 로슨은 이날 올 시즌 7호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로슨은 24득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해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로슨과 함께 ‘DB산성’의 주축을 이루는 강상재(15득점 10어시스트), 김종규(24득점) 역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로슨을 도왔다. 이들의 공수를 지원하는 이선 알바노도 16득점 9어시스트로 활약하며 팀 승리에 보탰다.
DB는 총 40개의 야투를 성공했는데 무려 야투성공률만 60.6%(40/66)다. 뿐만 아니라 팀 어시스트도 삼성(16개)의 두배(33개)를 기록했는데 이는 올 시즌 KBL 최다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울산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12월 28일에 올린 31개다.
김종규는 경기가 끝난 후 상대 외국선수와의 매치업 성사에 대해 “로슨은 엄청난 장점을 가진 선수다. 나는 로슨이 그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게끔 수비에서 힘을 아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팀이 올라갈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할 생각이다. 내가 충분이 버텨준다면, 로슨이 공격에서 그 이상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덧붙였다.
반면 이날 패배로 10연패에 빠진 삼성은 시즌 31패(5승)째 기록하며 공동 8위 안양 정관장, 고양 소노(이상 13승 23패)와 격차는 8경기로 늘어난 최하위에 머물렀다. 삼성의 최하위 탈출은 더 희박해졌다.
아울러 삼성은 1월 마지막 경기인 DB전에서 패배하며 1월 전경기 전패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세웠다.
계속되는 후반 부진이 삼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은 후반기 접어들면서 전반엔 기세를 끌어올리며 상대 팀과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치다가 후반엔 기세가 떨어져 결국 패배를 하게 된다.
이 경기 역시 1쿼터 24-24로 균형을 이루다가 2쿼터부터 기세를 내주더니 후반에 격차가 벌어지면서 30점대 차로 패했다.
패장 삼성 김효범 감독대행은 경기 직후 “또 패배 의식을 떨쳐내지 못 했다. 오늘 경기에서도 잘 따라가다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포기라는 모습을 보였다. 가비지 타임이 나왔고 또 완패했다”고 총평했다.
설상가상 주전 김시래가 전반 도중 부상으로 교체됐다. 김 대행은 “내일 병원에서 확인할 예정”이라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지 않나. 내 목소리가 익숙하지 않다. 또 난 감독대행이지 않나. 비시즌 때 함께 훈련하지 않아 선수들이 약속을 수행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시즌 중에 내가 화를 낸다고 결과가 달라질 일도 아니다”라며 힘들게 말을 꺼냈다.
한편 삼성은 내달 3일에 열리는 LG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최근 3연승을 거두며 부상으로 이탈한 아셈 마레이 대체 선수까지 합류한 LG 상대로 삼성이 연패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