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부상 악재 속에서도 요르단 원정에서 완승하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설욕과 예선 조 선두 탈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0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요르단을 2-0으로 격파했다. 이 승리로 2승 1무(승점 7)를 기록한 한국은 요르단을 제치고 조 선두에 등극했다.
한국 대표팀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주민규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고, 황희찬, 이재성, 이강인이 그 뒤를 받쳤다. 중원은 황인범과 박용우가 책임졌고, 수비진에는 이명재, 김민재, 조유민, 설영우가 배치되었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요르단은 3-4-3으로 맞섰다. 알리 올완이 최전방에 서고, 마하무드 알마르디와 모하나드 아부 타하가 뒤를 받쳤다. 에산 하다드·니자르 알라쉬단·누르 알라와브데·모하마드 아부 하시시가 미드필더를 맡았다. 백3는 압달라 나시브·야잔 알아랍·후삼 아부 다하브, 그리고 야지드 아부라일라(GK)가 골문을 책임졌다.
요르단은 경기 시작부터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공격적으로 밀어붙였다. 전반 3분, 요르단은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발을 대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으나 조현우가 선방하면서 위기를 넘겼고, 직후에 파울이 선언되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요르단의 분위기에 눌려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황희찬이 전반 10분에 상대 수비의 태클로 발목을 다치는 불운을 겪었다. 한 차례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던 황희찬은 잠시 후 복귀해 돌파를 시도했으나, 결국 부상이 악화되어 전반 23분 엄지성과 교체됐다.
주전 공격 자원 손흥민과 황희찬이 모두 빠지면서 한국의 공격력에 타격이 컸다. 한국은 70% 이상의 점유율을 가져갔으나,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전반 36분에는 황인범마저 상대 태클에 쓰러졌으나 다행히 큰 부상은 피했다. 키커로 나선 이강인이 전반 37분에야 한국의 첫 유효 슈팅을 기록했지만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여러 부상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요르단의 거친 플레이에 흔들리지 않고 경기의 흐름을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반 38분, 이재성이 해결사로 나섰다. 설영우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재성이 헤더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넣었다. 요르단 관중들은 순간 침묵에 빠졌고, 한국은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요르단은 알나이마트를 투입하며 반격을 노렸다. 후반 초반에는 홈 팬들의 응원 속에 요르단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으나, 한국은 차분하게 대응했다. 후반 3분 이강인이 박스 밖에서 프리킥을 얻어냈지만, 이 과정에서 엄지성이 부상을 입어 배준호로 교체되는 또 다른 불운을 겪었다.
한국은 주민규를 오현규로 교체하며 공격에 변화를 꾀했고 곧바로 효과가 드러났다. 이강인과 황인범의 정교한 패스 플레이가 살아났고 추가 득점이 터졌다. 후반 23분, 배준호의 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상대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오른발 강슛으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실점 이후 요르단의 공격 의지는 급격히 약해졌다. 세트피스를 통해 공격을 시도했으나 김민재가 이끄는 수비진을 뚫지 못했다. 후반 34분, 배준호의 슈팅을 요르단 골키퍼가 간신히 막아냈지만 더 이상 위협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 막판 한국은 여유로운 운영으로 시간을 끌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홍명보 감독은 정규시간 막바지에 이강인과 황인범을 빼고 백승호와 홍현석을 투입해 중원을 더욱 견고히 하며 승리를 지켰다.
추가시간 7분 동안 요르단의 공세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한국은 아시안컵 4강에서 악몽을 선사했던 요르단을 제압해 냈다. B조 1위로 올라선 한국은 오는 15일 이라크와의 홈 경기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