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이 천적 창원 LG를 잡고 새해 첫 승을 거뒀다.
삼성은 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LG와의 홈 경기에서 베테랑 이정현의 결승포로 88-86으로 신승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최근 10연패, 홈 8연패, LG전 8연패의 사슬을 끊어냈지만 6승 31패로 여전히 순위는 최하위이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30일 고양 소노전 승리 이후 35일 만에 승전고를 울리며 2024년 새해 첫 승리를 얻었다.
경기 직전 삼성에 악재가 있었다. 바로 지난달 30일 원주 DB와의 홈 경기에서 발등을 부상 당한 김시래가 시즌 아웃이 확정된 것. 유망주가 즐비한 삼성에 베테랑 가드인 김시래의 공백으로 연패 탈출이 쉽지 않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바로 삼성 주장이자 베테랑인 이정현이 해결사 역할을 자처한 것. 이정현은 86-86 동점인 상황에서 경기 종료 7초를 남기고 미들슛을 던져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후 마지막 공격에 나선 LG는 신인 유기상이 경기 종료 신호와 거의 동시에 슛 동장에서 반칙을 얻은 듯했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종료 신호가 먼저였다는 판정으로 삼성의 10연패 탈출이 확정됐다.
이 경기에서 삼성은 이정현(14득점)뿐만 아니라 코피 코번(28득점 14리바운드), 이원석(17득점) 역시 맹활약하며 팀 승리에 보탰다.
오랜만에 승리를 거둔 김효범 감독 대행은 경기 직후 “지난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에게 ‘모두가 응급실 갈 생각으로 다 쏟아도 한 경기 이길까 말까다. 그런 정신으로 경기에 임하지 않으면 연패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하며 이날 승리를 기뻐했다.
반면 이 경기 직전 2위에 있던 LG는 이날 패배로 시즌 14패(24승)째 기록하며 3위로 하락했다. 아울러 5연승 달성에도 실패했다.
LG 조상현 감독은 경기 직후 “끈까지 선수들이 잘 뛰어준 건 고맙다. 원하는 수비가 잘 안됐다. 따라가다 끝난 경기였다. 원정 8경기 힘들었다. 잘 추스르고 다음 경기 잘하겠다”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LG가 최근 4연승을 달릴 수 있었던 건 특유의 질척 수비가 잘 발동됐기 때문이다. 4경기 평균 72.25실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던 LG는 80점대 실점을 하며 결국 최하위 삼성에게 패배의 쓴맛을 맛보게 됐다.
조 감독은 경기 내내 꾸준히 추격하다 마지막에 역전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결국 수비다. 수비를 통해서 트랜지션을 만들었어야 했다. 이 부분에서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한편 같은 날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또다른 상위권 팀인 서울 SK와 수원 KT가 맞붙어 원정팀 KT가 78-76으로 신승했다. 이 경기 직전 공동 3위에 있던 두 팀이었지만, KT(24승 13패)는 2위였던 LG의 패배로 2위로 도약에 성공했으며 SK(23승 14패)는 4위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