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서울 삼성이 5위 부산 KCC를 꺾고 시즌 처음으로 연승 행진을 달렸다.
삼성은 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KCC와의 홈 경기에서 2차 연장 혈투 끝에 97-88로 승리했다.
앞선 3일 창원 LG와의 맞대결에서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던 삼성은 10연패 탈출과 함께 시즌 첫 승리를 기록했고, 다음날 KCC를 잡고 시즌 첫 연승을 달리며 7승 31패를 기록했다.
경기 직전 삼성 김효범 감독대행은 LG전과 다른 변화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통했다. 최강군단 KCC 상대로 혈투를 벌이며 2차 연장까지 이끌었고, 결국 9점 차로 이기며 1승을 챙겼다.
이정현은 경기 직후 “이번 시즌 첫 연승인데 좋은 분위기 속에 잘 치른 것 같아서 기분 좋다. 또 어린 선수들이 뭘 해야 이기는지 아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라며 승리 소감과 함께 웃음을 보였다.
삼성 주장 이정현은 전날(3일)에 이어 KCC전에도 맹활약하며 점수를 기록하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비록 연장전 3분이 지날 무렵 파울 아웃으로 벤치에서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지만, 끊임없이 응원하며 힘을 불어넣었다.
이정현은 “후배들이 너무 잘 버텨줬고 본인의 가치를 보여준 것 같다. 이런 경기를 KCC 상대로 이겨낸 것 자체가 큰 경험이다. 감독님이 원하던 좋은 팀이 되는 것 같아서 좋다. 고참으로써 해야 할 일을 계속 생각을 많이 했다”라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대행은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선수들이 너무 대견하다. 멘탈을 잡고 이 경기를 뒤집어서 점수 차를 벌렸다. 너무 자랑스럽다”라며 승리 소감을 내비쳤다.
반면 KCC는 4연승 달성에 실패하며 시즌 16패(20승)째 기록했다. 이날 패배로 6위 울산 현대모비스(20승 18패)와의 격차는 또다시 1경기로 좁혀졌다.
최준용의 부상 이탈이 있었다. 라건아(24점 18리바운드)가 최준용 몫까지 뛰며 맹활약했지만, 1차 연장 막바지에 파울 관리 실패로 코트를 떠났다. 이 자리를 외국인 선수 알리제 드숀 존슨이 채워야 했지만 출전하지 않아 결국 패했다.
경기 직후 KCC 전창진 감독은 “(존슨) 본인이 뛰지 않겠다고 했다. 부상이 있었던 건 아니다”라고 외국인 선수 없이 연장을 치러야했던 이유를 밝혔다. 한 마디로 존슨이 전 감독의 지시를 거부한 것이다.
사실 KCC는 지난 시즌에도 ‘외국인 선수 태업’을 겪었다. 당시 KCC 외국인 선수 론데 홀리스 제퍼슨은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전 감독은 “이런 외국인 선수 처음이다”라며 공개적으로 저격했고, 이 사태로 제퍼슨은 지난해 2월 12일 전격 퇴출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불과 1년전이다. 이 사태가 또 일어난 것이다. KCC는 2시즌 연속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존슨은 2023 컵대회에서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슈팅과 빠른 스피드에 팬들에게 호평을 받았었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하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플레이에 라건아한테 밀려 경기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고, 결국 감독 지시 거부 사태까지 일어났다.
최근 연승 행진하며 상위권 팀을 위협했던 KCC가 존슨과의 관계를 봉합하고 다시 기세를 끌어올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