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11일 밤 11시 30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WM 피닉스 오픈 마지막 날 일정이 시작된다.
전날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TPC 스코츠데일 스타디움 코스(파71)에서 치러진 3라운드는 재차 기상 문제로 지연됐다. 강한 비바람 때문에 사흘 연속으로 경기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컷오프를 통과하고 3라운드에 나선 모든 선수가 18홀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현시점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건 캐나다의 닉 테일러다. 테일러는 셋째 날 6홀을 돌며 1타를 줄였고, 중간 합계 13언더파로 2위 사히스 티갈라(미국)를 1타 차로 앞서고 있다. 파4 5번 홀에서 거둔 버디 덕이다.
테일러는 1라운드에서 11언더파를 몰아치며 일찌감치 앞서 나갔고, 2라운드에선 70타를 적어냈다. 계속해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변덕스러운 애리조나 날씨에도 잘 적응하고 있는 듯하다.
이번 대회 내내 스코츠데일 지역에 비가 내린 탓에 축축해진 땅이 많은 선수들의 희비를 가르고 있다. 순위도 예측할 수 없게 요동치는 중이다. 그런 탓인지 안전한 선택지를 선호하는 골프 팬들은 여전히 스코티 셰플러(이하 미국)와 조던 스피스, 저스틴 토마스 등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셰플러는 셋째 날 8홀에서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묶어 파를 유지했다. 72홀 마무리까지 26홀이 남아 있는 상황인데, 평소 셰플러가 이 코스에서 보여준 기량대로라면 충분히 역전을 점칠 수 있다. 다만 모든 선수들에게 그렇듯 날씨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티갈라도 강력한 우승 후보지만 3라운드 첫 2홀 연속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다. 파3 4번 홀에서 버디 1개를 추가해 1타를 만회하긴 했지만 남은 길이 어쩐지 불안해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기세가 좋아 보이는 건 중간 합계 10언더파로 5위에 자리한 스피스다. 스피스는 이날 9홀을 돌았는데, 버디 3개에 보기 1개를 더해 2타를 줄였다. 앞선 이틀간 68-66타를 적어내며 안정적인 플레이를 이어온 것도 스피스의 지구력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리더보드 최상위권에 대대적인 변동이 또 한 번 일어날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보는 게 좋을 듯하다.
한국 선수들 중에선 김시우가 공동 10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자리하고 있다. 김시우는 이날 10홀을 돌며 2타를 줄였고, 중간 합계 8언더파를 만들었다. 셰플러와 동률이다.
이어 김성현이 11홀을 돈 상태로 공동 19위, 가까스로 컷오프를 통과한 김주형이 공동 48위, 안병훈과 임성재가 나란히 공동 70위에 자리하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엔 너무 많은 관중이 몰려 혼란이 빚어지면서 주최 측이 한동안 입구를 폐쇄하기도 했다. 술 판매도 중단됐다. 경기 도중 한 남성이 벙커에 뛰어들었다가 끌려나가는 일도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