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약체로 평가받던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8위로 도약하며 상반기를 마쳤다.
가스공사는 8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77-71로 승리하면서 시즌 첫 3연승으로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했다.
이 경기 직전 9위에 있던 가스공사는 시즌 10승(20패)째로 고양 소노와 나란히 공동 8위에 올라서며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6위 울산 현대모비스(14승 16패)와 격차를 4경기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리그 최약체로 평가받던 가스공사가 이제는 봄 농구를 넘보는 팀이 됐다. 이는 가스공사 강혁 대행의 용병술 힘이 크게 작용했다고 꼽히고 있으며 강 감독 대행의 지도력에 팬들은 입을 모아 ‘정식 감독 승격’을 외치고 있다.
2021년 창단 이후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던 유도훈 감독이 경질된 뒤, 대행으로 팀을 지휘해 온 강 감독은 이번 시즌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감독 대행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강 감독 대행의 가스공사는 시작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 KBL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연봉 규모를 가진 가스공사는 시즌을 앞두고 핵심 선수들이 모두 떠났다. 이들의 자리를 채우지 못한 채 컵대회에 돌입했지만, 올 시즌 핵심으로 꼽히던 힉스까지 부상으로 떠나게 됐다.
가스공사는 힉스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KBL 경력자 앤드류 니콜슨을 불러들였다. 가스공사는 니콜슨과 국내 선수 간의 호흡을 맞출 시간도 없이 올 시즌을 맞이했고, 결과는 예상대로 좋지 않았다.
1, 2라운드 기간 동안 17경기에서 단 3승(14패)에 그치면서 최하위에 머물렀고, 심지어 구단 창단 최다인 10연패 기록까지 작성했다.
끝없는 부진에 낙담하던 찰나, 전역한 김낙현과 외국 선수 듀반 맥스웰 샘조세프가 합류했다. 둘의 합류로 최다 실점 팀이었던 가스공사가 안정적인 수비를 갖추게 되면서 시즌 초반과 다른 팀이 됐다.
아울러 지난 시즌 아쉬움을 남겼던 샘조세프 벨란겔이 이번 시즌 월등한 기량 향상을 보여주면서 팀 핵심으로 자리 잡았고, 팀의 해결사 역할만 자처했던 니콜슨이 수비에 관여하기 시작하면서 강 감독이 강조하던 ‘팀의 균형’이 생겼다.
니콜슨이 강 감독 대행에 대해 “엄청나게 어메이징한 지도자”라 칭하면서 가스공사 상승세 원인에 감독의 역할이 컸다는 사실을 대중적으로 알린 것.
강 감독 대행은 3연승으로 거둔 직후 “개막 직전 힉스 위주의 수비 전술이 무너지며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금 좋은 모습에 대해선 선수들의 활약이 컸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강 감독 대행은 단순히 승리를 향해서 질주하는 것이 아니라 무릎이 좋지 않은 김낙현의 출전 시간을 관리하면서 최대한의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고, 경기 스타일이 다른 니콜슨과 맥스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가스공사 경기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가스공사의 상승세를 주도한 강 감독, 리그 후반기 ‘대행’을 떼고 가스공사의 정식 감독이 될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