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잭 허맨슨(35, 노르웨이)이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떠오르는 신예 조 파이퍼(27, 미국)의 도전을 막았다. 그는 2라운드까지만 해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3라운드 때부터 체력에서 앞서며 경기를 뒤집었다.
UFC 미들급(83.9kg) 랭킹 11위 허맨슨(24승 8패)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팩스 'UFC 파이트 나이트: 허맨슨 vs 파이퍼' 메인 이벤트에서 파이퍼(12승 3패)에 만장일치 판정승(48-47, 48-47, 48-47)을 거두었다.
앞서 허맨슨은 경기를 치르기 전 파이퍼의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경기에서는 그가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퍼는 UFC 3연속 피니시승을 거두며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으로부터 큰 기대를 받고 있었다. 현지 도박사들과 전문가들 역시 파이퍼가 이길 확률은 약 70%라고 예상했었다.
허맨슨이 믿은 것은 그의 체력과 오랜 경기 경험을 통해 얻은 경기 운영 능력이다. 승승장구를 달리던 신예 파이퍼는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허맨슨의 잽과 카프킥에 잠식당하며 무너졌다.
파이퍼는 경기 초반 거칠게 훅 펀치를 날리며 허맨을 KO시키려했지만, 허맨슨은 뒤로 밀리면서도 침착하게 가드를 올려 치명타를 피했다. 3라운드부터 큰 공격을 휘두르던 파이퍼의 기세가 꺾이자 허맨슨은 전진해 공격을 쏟아내며 경기를 반전시켰다.
베테랑의 진면목이 드러났던 멋진 역전승이었다. 경기 후 허맨슨은 "사람들이 내 복싱 실력을 과소평가했지만, 나는 내 자신을 믿었다"라고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그는 "이렇게 긴 경기에서는 나보다 체력 좋은 선수가 드물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페이스를 높이려고 했다. 그러면 상대는 숨이 막힌다"라고 전술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파이퍼는 "카프킥으로 인해 경기 양상이 반전됐으며, 허맨슨이 오늘 나보다 훨씬 더 나았다. 그가 후반 3라운드를 가져갔다"라고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허리 부상으로 1년 2개월 동안 휴식기에 돌입했던 허맨슨은 올해 두 경기를 더 치를 계획이다. 그는 지난주 승리한 UFC 미들급 랭킹 8위 나수르딘 이마보프(28, 프랑스)를 다음 상대로 요구했다.
같은 날 코메인 이벤트에서는 UFC 페더급(65.8kg) 랭킹 13위 댄 이게(32, 미국)가 친구 안드레 필리(33, 미국)를 1라운드 2분 43초 만에 오른손 카운터 펀치로 KO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