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수 제이크 냅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감격스러운 첫 승을 올렸다. 냅은 한국시간 26일 오전 멕시코 바야르타 비단타 바야르타(파71) 코스에서 치러진 멕시코 오픈 앳 비단타 마지막 라운드에서 2위와 2타 차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냅은 2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로 올라선 데 이어 3라운드에선 63타를 몰아치며 4타 차 단독 선두가 된 상황이었다. 마지막 날엔 첫 3홀에서 보기 2개를 범했지만 이후 버디 2개를 추가하며 파를 만들었고,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로 정상에 섰다.
냅은 1994년생으로 올해 스물아홉 살이다. 프로로 전향한 건 지난 2016년이었는데, 1군 무대의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PGA 투어 풀 카드를 획득한 건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지난 시즌 콘페리 투어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친 덕이었다.
냅의 승부사엔 유독 많은 관심이 쏠린다. 그가 불과 2년 전만 해도 나이트클럽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는 프로골퍼로 데뷔한 이후에도 생계 유지 문제로 애를 먹었다고 한다. 9개월간 밤엔 클럽 입구를 지키고, 그렇게 번 돈으로 낮 시간 연습에 매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 결과 냅은 2022-23시즌 콘페리 투어로 복귀할 수 있었고, PGA 투어 잔디까지 밟은 데 이어 마침내 값진 첫 승을 달성했다.
지난해엔 그가 가장 의지하던 할아버지가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위기가 찾아왔지만 냅은 정신력으로 버텨냈다. 냅은 매 라운드를 마칠 때마다 할아버지에게 문자를 보내던 습관이 있었는데, 할아버지의 사망 이후에도 같은 루틴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냅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오늘 아침에도 할아버지에게 문자를 보내 ‘이 자리에 계셔서 다 지켜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한편 전날 2위였던 사미 발리마키(핀란드)는 전반에서 버디 1개와 이글 1개를 적어내며 막판 역전을 시도했지만 후반 보기 2개와 버디 1개로 총 2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발리마키는 최종 합계 17언더파를 달성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이번 대회에 도전장을 냈던 한국 선수 이경훈과 김성현은 둘째 날 컷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