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 허웅의 버저미터 3점슛이 팀을 위기 속에서 구했다.
KCC는 7일 수원 kt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수원 KT와의 원정 경기에서 접전 끝에 94-9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즌 25승(20패)째 챙긴 KCC는 6위 울산 현대모비스(24승 22패)와 격차를 1.5경기로 벌린 5위 수성했다. 아울러 4위 서울 SK(28승 18패)와는 2경기 반 격차로 좁혔다.
최근 주축 선수 송교창과 최준용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KCC가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KCC는 경기 초반부터 빠른 공격력으로 기세를 잡고 접전을 펼친 것이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KCC 에이스 허웅이다. 쫓고 쫓기던 경기에서 KT 패리스 배스가 종료 4초전 역전 3점을 성공해 전세가 뒤집혔지만, 종료 버저가 울리는 동시에 허웅이 3점을 터트려 팀은 승리로 이끌었다.
KCC 전창진 감독은 “우리도 극적으로 이기는 경기를 하네요”라며 “서수들의 의지가 남다르다. 정말 힘든 일정에서 정식적으로 무장이 잘 됐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서 “배스가 3점을 던질 때 이미 들어가는 볼줄이었다. 남은 시간을 보니 4초였다. (라)건아한테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허)웅이가 이런 극장골을 넣었다. 이기려는 정신력이 있어야 한다. 스타가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아닌가 싶다”며 허웅을 극찬했다.
허웅은 지난 3일 SK와의 경기에서 졸전 끝에 21점 차(69-90)로 패한 후 전 감독에게 직접 면담 요청하며 “팀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았다”고 전 감독이 밝혔다. 허웅은 당시 느린 템포의 수비 농구를 버리고 얼리 오펜스 위주의 공격농구를 제안했다고 했다.
전 감독은 이를 받아들였고, 결과는 성공적이다. 이후 KCC는 고양 소노와 KT를 연이어 격파하며 4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소노전에서 허웅은 3점슛 5개 포함 31점을 터트리더니 KT전에서는 팀 내 최다득점인 19득점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결정적 순간에 팀을 위기에서 구하며 에이스다운 활약상을 남겼다.
한편 KT는 이날 패배로 3연패에 빠지며 2위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같은 날 3위 창원 LG(29승 17패)가 대구 한국가스공사(29승 28패)를 82-59로 꺾고 KT와 격차를 반 경기로 좁혔기 때문이다.
패장 KT 송영진 감독은 “경기 초반 쉬운걸 다 놓치고 시작하면서 흐름이 안 좋아진 게 아쉽다. 그래도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 줘서 마지막까지 승부할 수 있게 해준 점은 고맙게 생각한다. 마지막 리바운드를 라건아에게 내준 게 조금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서 “마지막에 허웅의 버저비터는 맞지 말았어야 했는데, 여지를 내준 게 아쉽다. 그런 면에서는 KCC에 운이 더 따른 것 같다”고 말했다.
KT는 허훈의 복귀로 완전체 전력을 가졌지만, 경기력 면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위기에 처했다. KT는 아셈 마레이 복귀로 기세가 오른 LG의 추격을 밀어내고 2위를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