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농구 서울 SK가 안양 정관장을 꺾고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결승행 티켓을 획득했다.
SK는 8일 필리핀 세부 후프스돔에서 열리는 2023/24 EASL 4강전에서 정관장과의 ‘KBL 더비’에서 맞대결을 펼쳐 94-79로 승리했다.
2023년 EASL 초대 대회 결승전에서 정관장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던 SK는 이번 대회에 정관장 상대로 설욕했다. 아울러 2년 연속 결승진출에 성공하며 10일 지바 제츠(일본)와의 한일전을 펼쳐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한다.
이날 SK는 두 외국인 선수가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자밀 워니가 36득점 16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경기를 지배했고, 2옵션 외국인선수 리온 윌리엄스도 11득점 12리바우드를 기록했다.
외국인선수 활약 속에서 눈에 띈 SK 국내선수가 있다. 바로 오재현이다. 좋은 수비력과 비교해 득점력은 떨어졌던 오재현은 이번 시즌 부상으로 장기 이탈한 김선형의 공백을 채우며 급성장했다. 이 경기에서 본인의 약점인 외곽슛 5개를 폭발해 20득점 4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두 외국인선수와 오재현의 활약으로 후반전에 완벽히 리드를 잡은 SK는 여유롭게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아울러 이 경기 승리로 정규리그 5경기 포함 정관장전 6경기 전승하며 정관장의 ‘천적’임을 제대로 보여줬다.
경기 직후 SK 전희철 감독은 “일단 결승에 올라가서 기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전반에 정관장의 슬로우 템포 공격에 우리가 적응하지 못했다. 그래서 박빙으로 흘렀다. 그 이후에는 우리 페이스를 찾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서 결승 상대인 지바 제츠에 대해서는 “물론 분석은 어느 정도는 된 상태다. 그래도 상대에 맞춰서 어떻게 한다 하기 보다 우리 장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빠른 농구를 잘 구사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SK가 결승에서 맞붙는 지바 제츠는 A조 예선에서 6전 전승으로 4강에 오른 팀이다. 준결승전에서는 뉴 타이베이 킹스(대만)를 접전 끝에 92-84로 눌러 결승에 올랐다. 타이베이 킹스는 B조 예선에서 SK와 1승 1패를 기록했던 팀이다.
지바 제츠는 만만치 않은 팀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EASL에서도 2등으로 마무리했던 SK는 그 어느 때보다 우승을 갈망한다.
우승에 대한 간절함은 경기 직후 워니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워니는 “우리가 계속 2등만 했다. 우승을 꼭 하고싶다.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해서 우승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4강전에서 패한 정관장은 타이베이 킹스와 3·4위 결정전(10일)을 펼친다. 이 경기에서 3위를 차지하면 상금 25만 달러(한화 약 3억 300만원)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리그 우승과 플레이오프 진출에서 멀어진 정관장은 이 경기에서 전력을 쏟을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