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린가드가 FC 서울 홈 데뷔전을 가졌다. 번뜩이는 재능을 보여준 순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아직 적응이 더 필요해보이는 모습이었다.
린가드는 3월 10일, 2024년 K리그 2라운드 경기이자 FC 서울의 시즌 첫 홈경기였던 인천과의 홈경기에서 전반 30분 경 교체투입되며 홈데뷔전을 가졌다. 약 5만 1천 명의 관중들이 모여든 가운데 예상보다 빠르게 투입된 린가드는 약 6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 경기에서 린가드의 가장 좋았던 장면은 경기에 투입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전반 34분경에 나왔다. 상대팀 페널티박스 부근으로 드리블해 들어가던 린가드가 자신보다 더 앞서 침투해들어가는 강상우의 진행방향으로, 상대 수비수의 다리 사이로 찔러주는 완벽한 스루패스를 연결한 것.
이 패스는 빠르게 각도를 좁힌 인천 골키퍼의 선방으로 골로 연결되진 않았으나 패스 그 자체만으로도 린가드라는 선수가 가진 클래스와 재능을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었다.
다만, 후반전 막판에 가서는 두차례 정도의 좋은 기회를 놓치며 아쉬운 모습도 보인 린가드였다.
우선 후반 38분 우측면으로 파고들던 강성진이 정확하게 자기 앞으로 이어진 볼을 슈팅하는 장면에서는 유효슈팅을 만들지 못하고 슈팅이 크로스바를 크게 넘어가는 모습이 나왔다. 린가드 자신도 슈팅 직후 아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어서 후반 추가시간 3분(93분) 경에는 팀의 역습 찬스에서 상대 수비수와 1대 1 경합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지만 단숨에 볼을 뺏기며 팀의 공격권을 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위 슈팅과 이 드리블 장면은 특히 양팀이 0대 0으로 맞선 상황에서 후반전 막판이 이어지고 있었기에, 어느쪽이라도 골을 기록하면 그대로 승리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팬들의 아쉬움이 더욱 컸다.
전반적으로 린가드는 자신이 먼저 적극적으로 팀에 녹아드려는 모습과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그의 영입전 우려됐던 사항들, 즉 피트니스 상태나 리그 적응 등의 문제가 실제로 경기장 위에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자기자신의 더 빠른 적응, 소속팀 FC 서울의 리그 초반 분위기, 그리고 높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빠른 적응과 좋은 활약이 필요한 린가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