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 셰플러(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마지막 날 대역전극을 벌이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그는 부상을 딛고 마지막 날 영화같은 버디 행진을 선보이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셰플러는 한국시간 18일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마무리된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와 이글 1개를 적어내며 8타를 줄였다. 막판 스퍼트로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만든 셰플러는 공동 2위 그룹과 1타 차로 정상에 섰다.
셰플러는 이번 대회 첫날부터 목 부상의 여파로 고군분투했다. 2라운드 도중엔 마사지를 받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불안한 퍼트도 이어졌다. 3라운드를 마무리한 직후엔 1위 잰더 슈펠레(미국)와 5타 차, 6위에 자리하면서 우승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듯했다. 당시 중간 합계 17언더파를 달리던 슈펠레에 이어선 윈덤 클라크(미국)가 16언더파로 슈펠레와의 접전을 예고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셰플러는 마지막 날 재활 치료용 테이핑을 한 상태로 등장해 이들을 제치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4라운드 기준 오프-더-티 이득타수 부문 2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드라이버샷 정확도 스탯에서도 85.71%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퍼팅도 크게 향상된 덕에 스크램블링 수치 역시 100%로 1위를 달성했다.
셰플러는 경기 직후 “나는 꽤나 경쟁적인 사람”이라며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목 상태가 나아질 때까지 최선을 다했고, 오늘은 기분이 매우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승리로 셰플러는 2년 연속 플레이어스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엔 17언더파를 만들며 2위 티럴 해턴(잉글랜드)을 5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었다. 그런가 하면 우승 상금 미화 450만 달러, 한화 60억 원가량도 챙겼다. 앞서 이번 대회는 총상금 2500만 달러(329억 2000만 원)를 내걸며 ‘돈 잔치’ 수식어를 달았다.
공동 2위엔 슈펠레와 클라크를 비롯해 브라이언 하먼(미국)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세 사람은 각각 최종 합계 19언더파를 기록했다. 슈펠레는 13번 홀까지 앞서나갔지만 14번 홀부터 2홀 연속 보기를 잡아내며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 선수들 중에선 김시우가 공동 6위에 오르며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김시우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셰플러와 동률인 64타를 쳐내며 최종 합계 15언더파를 만들었고, 전날보다 순위를 18계단 끌어올렸다. 함께 출전한 임성재는 공동 31위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