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 2023시즌을 앞두고 버치 스미스, 펠릭스 페냐(이하 투수), 브라이언 오그레디(외야수)를 영입했다. 하지만 세 명의 외인 선수 중 만족스러운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페냐 뿐이었다.
1선발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스미스는 지난 2023년 4월 1일 키움과의 정규 리그 개막전 경기에서 3이닝을 채우지도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어깨 통증이 조기 강판의 원인이었다.
검진 결과는 미세한 근육 손상이었으나, 부상 회복 속도가 기대보다 더뎠다. 결국 한화는 스미스를 내보내고, 베네수엘라 출신의 좌완 투수인 리카르도 산체스를 영입했다. 다행히도 새 외인 투수인 산체스는 지난해 7승 8패 평균 자책점 3.79의 준수한 성적을 유지하며 빠르게 자리 잡았다.
빠르게 수습된 외국인 투수 쪽과는 달리 외국인 타자 쪽은 수습이 쉽지 않았다. 장타력을 기대하고 영입했던 오그레디의 부진이 심각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한화에 합류한 오그레디는 타율 0.125, OPS(출루율+장타율) 0.337, WAR(대체 수준 대비 승리 기여도) -0.87을 기록, KBO 리그 역사상 최악의 외국인 타자로 남았다.
오그레디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선택한 닉 윌리엄스의 활약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윌리엄스는 지난 시즌 타율 0.244, OPS 0.678, WAR -0.81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한화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외국인 타자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꼈던 한화는 지난 시즌 종료 직후 발 빠르게 움직였고, 시즌이 종료된 지 채 1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베네수엘라 출신의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의 영입을 발표했다.
한화의 기대에 부응하듯, 페라자는 LG와의 개막 시리즈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23일 열린 LG와의 개막전 경기에서는 2안타 1타점을 기록했고, 24일 열린 LG전에서는 2안타(2홈런) 2타점 1볼넷 3득점을 올리며 맹타를 휘둘렀다.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만큼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기도 했지만, 페라자의 외야 수비는 합격점을 받았다. 개막 시리즈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페라자가 한화의 외인 타자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