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가 넘는 높은 기온과 80%에 육박하는 높은 습도 속에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네 번째 경기를 치른 한국이 이재성, 손흥민, 박진섭의 연속골로 태국에 3-0 승리를 거두며 사실상 3차 예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한국 대표팀을 위해 급하게 임시 감독 자리를 맡은 황선홍 감독은 지난 태국과의 홈경기 선발 명단 세 자리에서 변화를 줬다. 공격에는 조규성과 정우영 대신 이강인과 조규성이 나섰고, 오른쪽 풀백에는 설영우 대신 김문환이 선발 출전했다. 황선홍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반면, 지난 경기에서 한국과 기념비적인 무승부를 기록한 태국의 이시 감독은 지난 경기의 베스트 11을 그대로 유지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도 지난 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태국이 지난 경기보다 더욱 강하게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경기 초반 점유율에서 태국이 앞서며 수차례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첫 골은 한국이 기록했다. 오늘 새롭게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강인, 조규성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이강인의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받은 조규성이 각이 없는 위치에서 슈팅을 시도했고, 태국 수비가 가까스로 막아냈지만 달려들어 가던 이재성이 가볍게 밀어 넣었다. 이재성의 득점이었지만, 이강인과 조규성의 연계 플레이가 빛났다.
지난 경기에서 선제골 득점 이후 실점을 허용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중원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백승호 대신 박진섭을 투입했다. 후반 초반에도 태국이 거세게 밀어붙였지만, 한국이 추가골을 넣으며 기세를 가라앉혔다.
한국의 두 번째 골은 한국 축구 팬 모두가 보고 싶었던 장면이었다. 중원에서 공을 받은 이강인이 수비수들을 따돌린 뒤 왼쪽에 있던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은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침착하게 슈팅을 시도하며 추가골을 넣었다. 이강인이 손흥민의 득점 이후 달려가 안기며 골을 축하했다.
무더운 날씨 속에 체력적인 부담이 큰 경기였지만, 황선홍 감독은 후반 29분 체력 소비가 컸던 세 명의 선수를 한 번에 교체하며 경기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재가 헤더로 떨궈준 공을 박진섭이 차 넣으며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승점 10점을 기록해 3위 태국과 승점 6점 차가 됐다. 2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골득실에서 크게 앞서고 있어 사실상 3차 예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은 중요한 시점에 팀을 맡아 팀 분위기 전환과 결과 모두를 가져오며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