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선수들의 부상 이탈이 서울 SK의 발목을 잡았다.
SK는 8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6강 PO 3차전 부산 KCC와의 원정 경기에서 77-97로 대패했다.
홈에서 치른 1, 2차전에서 모두 KCC에 크게 패했던 SK는 이날 경기 패배로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올해 ‘봄 농구’ 일정을 6강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 두 팀의 상황은 반대였다. 지난해 정규리그 6라운드 전승을 거두며 3위를 확정했던 SK는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6위였던 KCC를 만났다. SK는 6라운드 기세를 PO까지 이어가 셧아웃(완봉승)하며 4강 PO에 진출했다. KCC는 설욕에 성공한 것이다.
올 시즌 역시 SK가 KCC보다 유리한 입장에 있었다. SK는 정규리그를 4위로 마쳐 홈 어드밴티지로 1, 2차전 모두 5위 KCC를 안방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SK는 홈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홈팬 앞에서 처참히 무너졌다.
전반기 SK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오재현의 성장과 제대한 안영준의 합류로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올해 1월 9일까지 무패 행진하며 올 시즌 최다 12연승을 거뒀던 SK는 한때 1위 원주 DB의 자리를 위협하는 2위팀이 됐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시즌 초반부터 허일영이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득점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여기에 팀 에이스 김선형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SK는 승 수를 제대로 쌓지 못했다.
설상가상 안영준이 시즌 중반 무릎 부상으로 이탈, 시즌 막판엔 오재현과 최부경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시즌 막바지 기세를 올리지 못했고, 최종전에선 KCC에 대패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을 잘 마무리하지 못했던 SK는 결국 봄 농구 참패를 당하게 됐다.
올 시즌 내내 핵심 선수 부상 병동으로 SK는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나름 수확은 있었다. EASL(동아시아슈퍼리그) 준우승으로 마치며 상금 50만 달러(약 6억 6000만원)을 챙겼다. KBL의 정규리그(1억원)와 챔피언결정전(1억원) 우승 상금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SK는 EASL 일정 병행으로 KBL 다른 구단보다 더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특히 SK가 3월초 필리핀에서 치러진 EASL 파이널4로 체력적으로 지친 상황이었지만, 봄 농구 출전을 위해 마지막까지 달리며 4위로 PO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데 성공했지만, 이른 탈락에 SK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올 시즌 SK가 선보인 선수비-후속공 농구는 다음 시즌은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여지를 보여줬다.
한편 3시즌 동안 SK를 이끈 전희철 감독이 올 시즌 끝으로 SK와 계약이 만료된다. 전 감독은 데뷔 시즌 총합 우승을 이뤄냈으며 이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EASL 연속 준우승으로 많은 업적을 남겼기 때문에 재계약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